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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11.0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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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일상 속 불편한 진실’
 
이창미 칼럼니스트
 

이웃 간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 긴장, 스트레스불러일으켜

일상 속 작은 불편이 폭력으로 비화

소통과 중재시스템 보다 강화되어야

 

  

pixabay.com

 

이웃에게는 매우 예민한 문제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중 일주일에 한 번 주기적으로 층간소음 방송을 하는데 명절인데 낮에 층간 소음 방송을 하였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로 접수된 전화 상담 건수가 최근 3년간 1주 평균 148건에서 추석 연휴 이후 1주 평균 180건으로 22% 이상 증가했다.

 

명절은 가족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을 쌓는 시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이 때로는 불편한 상황으로 변할 수 있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가족의 방문이 층간소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명절 동안의 층간소음은 단순히 이웃 간의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소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긴장과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며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가족 구성원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활동량이 증가하고, 일상적인 생활 패턴에서 벗어난 행동들이 빈번해진다.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거나, 여러 명이 모여 떠들고 웃는 소리가 아랫집이나 옆집에는 큰 소음으로 전달될 수 있다.

 

이때 문제는 소음을 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명절 특유의 흥분된 분위기 속에서 소음의 강도나 빈도를 쉽게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음은 이웃에게는 매우 예민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일상에서 겪는 소음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빈번한 소음이기 때문에, 이웃들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더 크게 느끼며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이웃이라면, 명절 소음은 그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인간 본성에 내재된 사회적 상호작용의 단절과 관련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는 멀어져 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은 단순히 소음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음을 듣는 사람들의 심리적 요인이 갈등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소음이 반복될수록 더 예민해지고, 이를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명절처럼 휴식을 기대하는 시기에 발생하는 소음은 기대와 현실의 차이로 인해 더욱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명절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싶은 기대를 갖는다. 이때 예상치 못한 소음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기대했던 휴식이 방해받았다는 감정을 느끼며 더 큰 분노를 느낀다. 이는 소음 그 자체보다도 심리적으로 내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좌절감에서 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개인적 공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집은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로 여겨지며, 이 공간이 침해되었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기 쉽다. 층간소음은 이 안전한 공간을 침해하는 외부 요인으로 작용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감정을 갖게 만든다.

 

층간소음 문제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감정이 표출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가족 간의 갈등이나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소음이라는 외부 자극으로 인해 폭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소음은 갈등의 본질적인 이유가 아니라, 억눌린 감정을 터뜨리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pixabay.com



층간소음의 '감정 조절 노하우'

 

층간 소음 갈등을 피하려면, 소음을 내는 사람과 소음을 듣는 사람 모두 감정적 대응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몇 가지 실용적인 방법을 통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소음에 대한 사전 대비

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뛰어다니지 않도록 미리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거나, 소리가 나는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소음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이웃에게 미리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리적 거리 두기

소음을 듣는 입장에서는 소리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음 자체를 불쾌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일시적인 불편으로 인식하고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연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음이 개인적인 공격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소통의 중요성

 

층간 소음 문제는 결국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웃 간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으면 작은 문제도 쉽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명절 전에 이웃과 소통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반대로 소음을 겪는 사람도 직접적인 대화보다는 차분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소음을 제기하는 것이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이자

층간소음은 현대 주거 환경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갈등의 한 요소이다. 개인이 감수해야 할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이웃 간의 배려와 소통은 물론, 근본적인 주거 환경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왜,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는가?

 

층간 소음은 흔히 참으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는 소음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과소평가한 생각이다. 층간 소음은 단순히 귀를 자극하는 불편함이 아니라, 개인의 정신 건강과 일상생활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지속적인 소음은 스트레스와 불안, 심지어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렇듯 층간 소음은 단순히 참을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다.

 

층간 소음 문제는 감정 표현의 방식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작은 문제에 큰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가? 이는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 억제와도 관련이 있다. 일상에서 누군가와 직접적인 대면 없이 간접적인 자극에만 노출될 때, 감정은 효과적으로 발산되지 못하고 내부에 축적된다. 이때 감정은 소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음을 줄이려는 물리적 노력뿐만 아니라, 사람들 간의 심리적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 감정적인 거리를 두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갈등의 시간이 아닌 따뜻한 소통의 시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창미 칼럼니스트   

우리는 이 층간 소음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인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단순한 소리의 충돌을 넘어서 사람들 사이의 감정과 심리가 얽힌 복잡한 문제이다.

  

결국, 층간소음 문제는 단순히 불만을 표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갈등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와 서로에게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일상 속 작은 불편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여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보다 강화되어야 하고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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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01 [21:06]  최종편집: ⓒ 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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