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시대 특별한 상황으로 커플들의 결혼이 대규모로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을 지칭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느 연령대가 베이비 붐 세대에 해당하는지는 나라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우리의 부머는 1970년대 말부터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을 선도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 세대는 소위 386세대를 포함한다. <386세대>는 '80년대 30대를 맞은 '60년대 생들을 당시에 출시된 386컴퓨터에 비유한 용어다.
한국의 부머들은 '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컴퓨터의 출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여 컴맹 세대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 이전, 한국 학생운동의 제1세대를 이루었던 1960년대 초 4‧19와 중반 한·일협정회담 당시 반정부 투쟁을 벌였던 6‧3세대가 있었다.
▲ 특정한 시대 특별한 상황으로 커플들의 결혼이 대규모로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을 지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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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머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고 논쟁적인 경향이 강해서 노년기에 접어든 지금도 정치적인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이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임금이 상승하고 외국인 근로자가 대량으로 유입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유럽의 부머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19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대학생들과 이에 동조해 시위와 청년문화를 이끌어갔던 젊은 세대를 <68세대>라고 부른다.
68운동의 중심에는 부머들이 있었지만 그들만의 힘으로 이끌어간 운동은 아니었다. 당시 프랑스의 운동권 학생과 노동자, 공무원, 지식인, 예술가 등과 이들의 사상적 배경에 영향을 주었던 사회주의자들, 무정부주의자들까지 가담하여 사회문화혁명으로 발전한다.
'70년대 초 반전운동이 이들에 의해 주도되기도 하였으며 '80년대 들어서면서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생태주의, 남녀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페미니즘으로 연결된다.
한편 제3세계의 빈곤과 저개발의 원인을 선진국과의 관계에서 찾는 제3세계주의 운동으로 분화하면서 정치세력화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80년대 남미지역 학자들이 종속이론을 앞세워 이 운동을 이끌어가기도 하였다.
68세대는 후에 미국의 부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5‧60년대 미국은 고도의 경제 성장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달성하였다고 평가되는 시기다. 이곳에서는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다양한 사회운동과 문화운동에 도움을 주면서 사회 주도 세력으로 성장한다.
1960년대 이후로 비틀스나 엘비스 프레슬리로 대변되는 로큰롤 음악, 히피문화, 베트남전쟁과 함께 했던 반전운동, 성 해방의 이슈가 이들을 따라다녔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세대를 대략 30년 정도로 잡는다. 세대는 일정한 연령군에 속하면서 공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집단을 일컫는다. 한 울타리 안에서 병존하는 다양한 세대 사이에서는 각기 다른 경험으로 사고와 생활방식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세대에 따라 다르게 수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느 사회에서나 세대 사이의 갈등과 대립은 피할 수 없다. 이들의 갈등이 다양한 세대 사이에서 어떤 형태로 통합되느냐에 따라서 사회 변화의 방향이 결정된다.
낡은 세대가 젊은 세대를 지나치게 압박하는 사회라면 진취적인 지향점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고, 그 반대의 상황에서는 미래가 과거에 기반한 현재의 연장선 위에 있다는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욕구의 충돌은 대화로써 민주적으로 풀어가야만 한다.
■ 한솔 작가 소개
본명 한영호. 1957년 경기도 양평 산. 서울교육대학과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36년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마포중학교 교장으로 퇴직, 작가로 한국문인협회 회원, 지구문학작가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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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선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