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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7.17 [01:22]
문화·관광 > 늘 푸른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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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명찰 매달아 녹빛물 오른 풍경’
(POET VIEW) 林 森 봄비 오는 날
 
림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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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오는 날

 

 

 

 

▲ pixabay.com  



 

 



 林  森

 

 

새봄엔 돌아오마 기약없는 약조두고

겨울로 난 길따라 간 총총걸음 뒷모습

질곡의 이름인 양 삭풍 몰아쳐도

가없이 헤아리며 기둘린 하세월

 

새봄은 누리로 샅샅 톺아살피더니

혓바닥 날름이며 온 느린걸음 앞모습

온 듯 안온 듯이, 올 듯 못올 듯이

긴 낮 오랜 밤에 감질난 봄마중

 

동구밖 목단나무 실가지 머릿결엔

봄명찰 매달아 녹빛물 오른 풍경

움트고 망울맺어 꽃송이 피었건만

계절 하마 익었어도 오늘 또 무소식

 

다시 하루,

또아리튼 봄이 비 데불고 와

까치날개 다 젖도록 온통 누리 적시는데

영 이래도 안오는가? 분주한 님은,

정 안즉도 못올겐가? 야속한 님은,

 

기어이 돌아오마던 그 약조

봄비에 흠씬 취해 날갯짓 더 섧거늘

빗물이 눈물되어 가슴을 적시네

눈물은 빗물되어 허공만 맴도네

  

 

 

詩作 note

참으로 애련하고 소박한 심상 아닌가? 다들 반가워하고 기둘리던 봄비가 온 누리를 촉촉이 적시는데, 그걸 바라보며 느끼는 감성이 찬연하고 정겨운 세상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이별과 헤어짐을 가슴에 새기며 어쩔 수 없이 엄습하는 자신과의 괴리를 실감하는 비탄이라니. 어찌보면 모든 이들의 속내에 슬며시 숨겨놓은 고독과, 말 못할 사연들을 뭉뚱그려 봄비에 흩날려버리고 싶다는 작은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미처 예감하지 못했던 사랑하는 님의 떠나감, 갑자기 찾아온 별리로 인한 상실감과 고적을 내리는 봄비에 하나 하나 휘뿌리면서, 어쩌면 언젠가는 돌아올 그 님을 마음으로 기다리는 처연함이 차라리 아름답다. 보여지는 모든 것들에 애닯은 기원을 담고, 느껴지는 모든 일들에 간절한 소망을 실어 오늘도 우리는 무언가를 그리워하며 봄비를 바라본다. 봄비를 맞는다. 그리고 봄비 속으로 걸어 나가고 있음이다.

 

최근에 발간된 신작 중에 눈길을 끄는 서적이 하나 있다. ‘아쿠타가와상후보에 오르면서 주목받은 작가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 나다운 일상을 산다가 그 책이다. 작가 미우라 슈몽과 결혼하여 63년을 해로한 저자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다시 집으로 데려오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죽을 때까지 평소처럼 지내게 해주리라.’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남편이 죽기 전 1년 반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익숙한 공간에서 가장 익숙한 모습으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미래의 거창한 행복을 위해 당장의 일상을 양보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에게 매사 적당히 나다운 일상을 유지하는 것의 힘과 그 의미를 되새겨주는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느 노부부의 일상처럼 고요하게 보이지만, 환자를 위한 남다른 선택뿐 아니라 저자 자신의 일상에 대한 깊은 통찰과 실천이 녹아 있는 풍경이 우리의 가슴에 고요한 파문을 던진다. 저자는 거창한 미래를 위해 힘을 빼는 대신 적당한 일상을 사는 행복감을 중시하라고 이야기한다.

 

죽음의 기운이 떠도는 숨 막히는 병실을 박차고 나와 집에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남편의 모습에 소노 역시 행복하다. “나는 행복해. 익숙한 내 집에서 책들에 둘러싸여 가끔 정원을 바라보며, 밭에 심은 피망이랑 가지가 커가는 것도 보고 말이야. 이건 정말 고마운 일이야.” 남편 미우라의 말이다. 부부 모두 유명 작가지만, 미우라 장례식이 일부 지인만 참석한 가운데 소박하고 조용히 치러지는 장면도 짙은 울림을 준다.

 

유명 작가의 고요하고 유니크한 장례식은 다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일상 속에 녹아있는 나다움’,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저자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실임을 알지만 말이다. 저자는 남편을 간병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 또한 설렁설렁한 일상의 빛을 잃지 않도록 엄격히 노력한다. 이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나다움을 유지하는 삶 자체였다. 이미 자신도 노령인지라 체력 유지를 위해 힘에 부치는 것은 일찍이 포기한다.

 

이는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끝까지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에서 온 지혜이기도 하다. 저자는 몸의 혹사를 피하기 위해 효율적인 지출을 선택한다. 적당히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여 매사 지치지 않도록 자신을 건사한다. 정기적인 외출과 오페라 관람 등 취미 생활을 병행하고, 작품 활동도 여느 때 이상으로 열심히 하는 등 자신의 일상을 유지한다. 이는 이미 인생의 동반자와 무의식중에 합의된 약속과도 같아서, 저자는 남편이 죽은 날에도 이미 예약되어 있던 자신의 병원 진료를 받고, 남편 사후 엿새째에는 오페라를 보러간다. “오페라를 보러 안 간다고 내가 살아 돌아갈 것 같아?” 남편이라면 분명 이렇게 말했을 거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현대인들이 잊고 살아가는 깊은 의미가, 그리고 바쁘게 돌아치는 자화상을 되짚으며 우리가 스스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은밀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는 지도, 아니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작은 희망과 기대를 충족시키는 나침반 같은 글들을 읽으며, 필자는 새삼 떠오르는 그리움의 언저리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었다. 봄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작은 책상을 벗해 모처럼 마음의 양식으로 포식하여 배부른 한 날이었다.

 

세상 살기가 참으로 만만치 않다. 매일 닥쳐오는 현실이 버겁고 힘겨워, 넘어지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걸 견뎌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 비록 실수나 헛디딤으로 궤도에서 이탈하여 쓰러질 때도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주 넘어져서는 안 된다. 어떤 역경이나 고난도 헤치고 나아가 결국은 승리하리라는 굳은 의지와 각오가 요구되는 게 바로 우리의 삶이고, 그 긴 여정은 언제나 쉬지 않고 반복되는 일상의 이어짐이다.

 

삶이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힘들 때, 때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 보자. 곰삭은 김치, 한낮의 태양, 시원한 생맥주, ‘에릭사터짐노페디’, 텃밭에서 방금 캔 작은 홍당무,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뭉게구름, 떨떠름하면서도 깔끔한 올리브나 매실 열매, 새벽 안개에 덮인 숲 속의 솔길,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깻잎 향기, 맨발로 밟은 보드라운 흙, 가족과 함께 했던 여행, 여름날 소나기, 아니, 그보다는 흩날리는 봄비....

 

좋아하고 좋아했던, 사랑하고 사랑했던 것들이 이렇게 많은데 행복하지 않다면 도대체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바보같이, 바보처럼, 이룰 수 없는 것들만 갈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작고도 아름다운 것들을 간직할 당신을 사랑하도록 하자. 행복은 언제나 당신 안에 있다. 행복은 크고 거창한 것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일상의 아주 작고 소박한 것들에서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낀 경험들, 누구나 있었으리라 여긴다.

 

내게 주어진 것들을 헤아리면서, 그 하나 하나가 축복이며 특권이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야 말로 우리가 살면서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행복의 필요 충분 조건이란 생각을 해본다. 늘 곁에 머물러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 모두가 우리의 행복탑을 쌓아가는 벽돌 한 장 한 장 임을 잊지 말고, 그저 지극히 당연하기에 무시하고 기억하지 않으면서 지나치는 아주 소소한 일상의 모든 일들을 소중히 여기고 어여삐 바라보는, 그런 봄날의 하루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들에 피는 꽃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햇살이 비치는 쪽을 향해 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꽃을 실내에 꽂아도 빛이 들어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피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감정이 없는 식물까지도 밝은 쪽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음 보다는 양을 좋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우울하고 어두운 사람은 호감을 사지 못한다. 밝고 쾌활한 사람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어 있다. 웃으며 명랑하게 지내도 한 평생, 어두운 얼굴을 하고 탄식하며 지내도 한 평생이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누구든지 매일 매일을 명랑하고 즐겁게 지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우리들은 기회만 있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고 어두워지는 것일까? 아무리 우울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모두 어린 아기 시절에는 방긋 방긋 밝은 웃음을 머금었을 것이다. 가능한 한 밝은 사고 방식을 습관화 하여 멋진 인생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세상에 태어나 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영원한 사명이며 숭고한 의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시는 꽃과 나무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또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찔리면서 사람은 누구나 제 속에 자라나는 가시를 발견하게 된다. 한 번 심어지고 나면 쉽게 뽑아낼 수 없는 탱자나무 같은 것이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뽑아내려고 몸부림칠수록 가시는 더 아프게 자신을 찔러댄다는 것을, 우리는 자라면서 알게 된다. 그 후로 내내 크고 작은 가시들이 우리를 키웠다.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그를 괴롭히는 가시는 있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용모나 육체적인 장애가 가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가난한 환경이 가시가 되기도 한다. 나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가시가 되기도 하고, 원하는 재능이 없다는 것이 가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가시 때문에 오래도록 괴로워하고 삶을 혐오하게 되기도 한다. ‘로트렉이라는 화가는 부유한 귀족의 아들이었지만 사고로 인해 두 다리를 차례로 다쳤다. 그로 인해 다른 사람보다 다리가 자유롭지 못했고 다리 한 쪽이 좀 짧았다고 한다.

 

다리 때문에 비관한 그는 방탕한 생활 끝에 결국 창녀촌에서 불우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런 절망 속에서 그렸던 그림들은 아직까지 남아서 전해진다. “내 다리 한 쪽이 짧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 적이 있다. 그에게 있어서 가시는 바로 남들보다 약간 짧은 다리 한 쪽이었던 것이다. 로트렉의 그림만이 아니라, 우리가 오래 고통받아온 것이 오히려 존재를 들어올리는 힘이 되곤 하는 것을 겪곤 한다.

 

그러니 가시 자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차피 뺄 수 없는 삶의 가시라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스려나가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잔을 얼마나 쉽게 마셔버렸을까? 인생의 소중함과 고통의 깊이를 채 알기도 전에 얼마나 웃자라버렸을까? 실제로 너무 아름답거나, 너무 부유하거나, 너무 강하거나, 너무 재능이 많은 것이 오히려 삶을 망가뜨리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사람에게 주어진 고통, 그 날카로운 가시야말로 그를 참으로 겸허하게 만들어줄 선물일 수도 있다. 그리고 뽑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가시야말로 우리가 더 깊이 끌어안고 살아야 할 존재인지도 모른다. 예컨대 삶에 있어서의 가시란 나의 치부이면서, 그 치부로 인한 열등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부족한 부분을 단지 열등감으로 전락을 시키고 만다면, 그 열등감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남을 찌르는 가시가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대개의 열등감은 본인이 자각하기도 전에 극심한 피해의식에 시달리게 하니까 말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편안하게 받아들일 어떠한 말이나 상황을 접할 때에, 그것들이 나의 치부를 거스르는 듯한 피해의식으로 인해 공격적이 되곤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한 습성은 대인 관계에선 더구나 독이 되고 만다. 건강한 심신을 가진 사람은 자기의 가시를 멀리 뛰기 위한 도움닫이로 하여, 오히려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늘 반추하면서, 자신의 하루들을 돌아보는 일상의 습관을 길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두 동자승이 불경을 읽는 것 때문에 서로 다투었다. 한 동자승은 크게 소리를 내 불경을 읽는데, 다른 동자승은 그 소리가 신경쓰여 불경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소리 내 읽어야 공부가 잘 된다, 마음으로 조용히 읽어야 공부가 잘 된다, 하며 자기 주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았다. 그 때 큰스님이 싸우고 있는 두 동자승을 절 마당의 나무 아래로 데려갔다. 큰스님은 나뭇가지 하나를 꺾어 바닥에 놓으며 두 동자승에게 물었다.

 

이것이 길게 보이느냐, 아니면 짧게 보이느냐?” 그들은 큰스님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서로 눈치만 보며 서 있었다. 그런 동자승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큰스님은 나뭇가지 하나를 더 꺾어서 바닥에 놓여 있는 나뭇가지 옆에 놓았다. “이제는 길고 짧은 것이 어느 것인지 알겠느냐?” “, 먼저 것이 깁니다.” 동자승 두 명 다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러자 큰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너희가 다투는 것은 자신만 알기 때문이다. 내 옆에 누가 있는지 안다면 자기만 옳다고 말하지 못하는 법이니라.”

 

하나로는 길고 짧음을 가릴 수 없는 것처럼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데 나만의 생각이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자신 옆에 무엇을 가져다 놓고 비교하며 살아왔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내 생각만 옳다고 여기면서, 내 주장만 정확하다고 믿으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풀어가지 못하는 이기심과 개인주의에 몰입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직업인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그 질문에 해당되는 사람을 어떤 잡지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어떤 아파트에 수위가 있었다. 그 수위는 늘 인사도 잘하고 아주 성실해서 그 아파트 사람들이 다 좋아했다. 그 소문을 들은 어떤 기업체 사장이 그 수위를 회사 수위로 채용했는데, 그 수위 아저씨가 정문에서 근무하면서부터 그 회사 사람들의 기분이 다 좋아졌다. 그러자 그 회사 사장이 그 수위를 관리 파트에 발령을 냈다. 그랬더니 수위 아저씨는 극구 고사를 했다. 뜻은 고맙지만 수위가 더 좋다고... 사장은 체면치레로 고사하는 줄 알고 대우가 더 좋은 파트로 발령을 냈다.

 

그러자 그 수위는 사표를 냈다. 그리고 그는 후임 수위를 뽑는 그 회사에 다시 이력서를 냈다. 그 수위는 자신의 천직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래서 자기 일을 최고로 알고 일을 즐기는 멋진 직업인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있을까? 내 직업이 다만 남들처럼 폼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남들처럼 부자가 되는 일과 거리가 멀다고 해서, 내 일이 다만 몸이 고된 일이라고 해서, 그래서 권태를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내 일터가 천국인지, 지옥인지, 내 일이 다만 의무 사항인지, 내 인생의 위안인지, 내 인생의 덤인지 짐인지, 내가 일꾼인지 직업인인지, 이 모든 건 내 마음에 달려 있다. 어떤 일이든 내가 임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일의 능률이 다르다.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가사 노동을 하는 주부들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에 따라 천직의 생업이 되느냐, 혹은 그냥 그런 직업이 되느냐가 가늠이 되어진다.

 

하는 일을 단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생각을 한다면 일의 보람을 찾기가 어렵지만,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진다는 사명감으로 일을 한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직업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만사는 사실 많이 변화무쌍하고, 천태만상의 전시장이다. 우습게도, 그럴듯해 보이려고 노력하면 그럴듯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왕지사 이런 저런 일들을 대중없이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이 세상이니, 남들 할 줄 아는 건 다 섭렵하도록 노력해보자.

 

사람이 도무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게으르고 박복해 보인다. 유능하게 보이고 싶으면 남들 하는 것은 다 섭렵하도록 하자. 할 줄 아는 게 많은 사람에게는 그래서 더 여러 계층의 사람을 만날 기회가 주어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욱 폭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간판도 실속이며,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놓고, 실제로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일도 때론 필요한 삶의 팁이라 할 수 있다.

 

실은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괜찮은 글이다 싶어서 인용한 것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적응력은 더욱 떨어지고,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것이 때론 더 편하니, 필자도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사실들을 비로소 이즈막에 오니 슬슬 체감하게 되기도 하고, 그렇기에 할 수 없이라도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나이 먹는 걸 누구라서 막을 수 있고, 나이 먹어 시작되는 증상을 누가 있어 물리칠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공평한 책임인 것을.

 

글은 늘 교과서다. 어떤 글에서나 우리는 배워야 한다. 때론 너무 큰 의미를 나열해, 외려 부담이 될 때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꼭 한 가지 짚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낯설고 새론 것들이 하루가 다르게 양산되는 요즈음, 우리가 누리지 못하는 건 그렇다 치고, 모르는 것으로 치부되어 가까운 가족들과의 의사소통에조차 어려움이 생긴대서야, 그건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 아니다. 알다시피 배워서 남 주는 것 아니다. 자신을 키우는 일, 바로 평생을 해야 하는 일이다.

 

한 장의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은 우주가 흔들리는 것과 같다. 나뭇잎은 가지를 의지하고 있으며, 가지는 뿌리를 의지하고 있다. 뿌리는 대지를 의지하고 있으며, 뿌리는 하늘과 땅을 순환하여 땅속을 흐르는 물을 흡수한다. 한 사람의 깨끗한 마음은 징검다리처럼 이 모든 것을 건너고 건너서 세상을 맑게 한다. 홀로인 듯 하나 홀로가 아닌 것이 우리의 삶이다. 우주 속의 한 사람, 한 사람, 아주 미세한 먼지와도 같은 존재이지만 그 한 사람, 한 사람들이 갖는 연결고리라는 것은 얼마나 섬세하고도 방대한지 모른다.

 

허기사 보기에 따라선 아무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생각이나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 여파가 물가에 던져지는 작은 돌맹이의 파문 만큼이나 오래 멀리 퍼져 나가고, 지속되어지며, 긴 여운을 남길 때가 많다.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또 기댈 어깨가 되어지는 존재인지, 내가 내가 아닌 우리임을 깨닫는 시간이, 나날이, 매일이 되기를 바라며, 창밖의 봄비를 다시 내다본다. 오늘, 봄비 오는 날, 기다리는 그 님이 필경 다시 곁으로 돌아와 줄 소망 있음에...

 


원본 기사 보기: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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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2 [22:06]  최종편집: ⓒ 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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