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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6.1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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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칼럼> 이춘명, ‘개미공-생활경제의 묘책’
 
이춘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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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절에 차곡차곡 모아둔 수혜의 조목은 겨울 땅 속 새싹의 숨은 그림이었다pixabay.com/   

 

 

고리대금에 신세질 때도 쓰지 않았다.

 

허락 받은 화단의 작은 공간에 심은 상추 모종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장판에 나와주는 새싹들. 그 연둣빛을 들고 오던 걸음은 여름의 환희와 겨울의 아름다운 기다림을 다시 장만하는 첫 선물이다.

 

월급을 타기 전에 계획은 새까맣다. 수입 한달 전 지출의 우선권을 목록별 기록할 때 대략의 살아가는 진도는 나의 숨쉬기가 된다. 대차대조표의 순이익을 위한 칸칸이 메꿔지는 항목은 작은 희망들이다. 가장 작은 금액으로 가장 길게 시작하는 꼼꼼함이 그다지 먼 미래는 아니었다.돌아보니 야무지고 대담한 그 일들이 지금 나의 울타리가 되는 모습으로 보답해준다.

 

나에게 별 다섯 개 훈장을 준다. 2만원 주택 청약을 가입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연체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기본 36개월 이상 기간 우선하는 기회에 커트라인을 넘어섰고, 500만원 한도 금액 우선하는 기회에 합격선으로 언제든지 히든 카드로 든든한 빽이 된다. 위급한 비상금이다. 고리대금에 신세질 때도 쓰지 않았다.

 

독립하면서 전입 신고 할 때 주민센터 담당자에게 가정 형편과 살아갈 계획을 말하면서 솔직하게 도움을 청했다. 인생의 계기는 만남이다. 행운이다. 정직한 직원의 세심한 안내와 가장 효율적인 방법과 정보 교류로 살 곳을 구했을 때의 기쁨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은 가족의 적금 중도 해지로 신세졌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말처럼 다행히 도와주는 손길과 기회는 복권이 되었다. 동방 고개 나길의 매입 임대 주택이 있는 골목은 꽃길이다.

 

그 꽃길에 봄마다 심는 상추 모종은 이사를 온 해부터 오늘까지 같은 봄 행사가 된다. 입주 청소와 새집 증후군이라는 꿈조차 달콤한 병명으로 두 번째 거주지에서의 오늘은 인생 3막이다.비슷한 처지의 이웃들과 모여 사는 5층 신축 빌라는 실패하지 않는 나만의 결과이다.

 

학교 친구, 직장 친구도 외롭고 힘들 때 등을 기대며 긴 숨을 쉬는 큰 나무였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궁금해 하다가 다시 만나는 일들도 다정한 그늘이었다. 달라지는 환경과 모습에 어울리려는 공동체를 가까운 곳에서 먼저 찾아다닌다.

 

정기적 만남은 해피 레시피가 되어 준다.

 

입회를 하고 회원으로 합류하면서 소외계층에서 활발한 주민으로 탈바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인으로 떠돌던 자격지심이 용감한 시민으로 허물벗기를 하고 있다. 기관, 단체, 소모임 등등 대여섯 군데의 정기적 만남은 해피 레시피가 되어 준다. 마음의 경제적 경영이다. 잘 살기 위해서 이웃과 더불어 산다.

 

직장에서의 모든 괴로움과 고달픔은 4대 보험의 혜택으로 고비고비 넘겼다. 집단 따돌림의 눈물도 불이익의 계약직이 겪는 위협도 돌아보면 꼭 거쳐야할 일은 아니었지만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확인 증명서가 되어 이직하면서 더욱 단련되는 과목이었다.

 

힘든 시절에 차곡차곡 모아둔 수혜의 조목은 겨울 땅 속 새싹의 숨은 그림이었다. 남아있는 노후의 익일 특급 우편물이다. 보장성 하루하루는 밥그릇을 약속해준다.

 

차례로 돌아오는 기쁜 소식들은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퇴직 후 비어있는 통장에 한 줄씩 도착하여 수령자라는 새로운 명함을 덧붙이고 있다. 살맛나는 봄날 싹이 커가고 있다.

 

실손, 치아, 치매 보험으로 목돈이 필요할 때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는 뚜렷한 입출금 대장은 잔뜩 숨바꼭질 중이다. 간병비를 장만해 놓았다. 진통제로 요양원에서 있는 돈 다 까먹고 진 빼다 갈 나의 죽음의 보따리를 미리 채워 놓는다.

 

상조 보험도 나를 위해 납입중이다. 나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마음은 떠날 때 뒤처리를 챙기는 나의 최소한의 예의이다.

 

수입의 30퍼센트는 약정대로 빠지면서 10년 후를 약속해 주고 있다. 던져놓고 잊어버린다. 모종을 심을 때도 그렇다.

 

 

오늘의 불편함은 곧 내일의 평안

 

남은 날을 따지지 않고 눈에 보이는 그날그날에 즐거워하며 추측이나설계를 하지 않는다. 오늘은 어제의 꼼꼼함이고 오늘의 치밀함과 불편함은 곧 내일의 평안이 된다. 가난한 사람의 사는 방법이다. 정도를 지키며 양심대로 사는 방법이다.

 

불평하지 않는다. 그만큼 쪼개고 뚝 떼어놓는 잰걸음이 숨차지 않는다. 열두 판에 이천 원에 사온 상추 모종을 하나씩 줄 맞추어 심어 꾹꾹 누르고 듬뿍 물을 준 일요일 오늘 내 생일이다.3년 전 내 모습을 찾아보며 웃는다.

 

그 나름의 열심히 살았던 얼굴이다. 그 얼굴이 오늘 내 표정이 된다. 오늘 내 화단에 심은 작은 연둣빛 새싹이 내 식탁에 한가득 자리 차지하는 어느저녁에 가족들이 모여 함박웃음을 하는 그림이 먼저 황홀하게 한다.

 

새싹은 여리고 약하지만 정성과 관심과 보호와 기다림으로 큰 결실을 돌려준다. 이 한 잎 한 잎이 커가는 동안 또 나의 노후는 야무진 성장을 하고 있다. 길다하던 시간들이 어느새 노크를하며 개봉 박두라고 소리치고 있다.

 

조금씩 수령자에서 기부자의 옷을 입으려 한다. 이웃의 옷을 입고 있다. 나눔의 옷을 망설임 없이 받아 들었다. 내 형편에 맞게 나의 도움이 또 나의 아픔처럼 이기고 있을 어느 침묵에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더듬이를 내밀고 있다.

 

인생에서 60 정도만 채워지면 성공이라고 한다. 나의 삶도 그만큼만 누리려 한다. 구차하고 누추한 생활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금 뒤쳐져도 아날로그의 생활일지라도 나는 용감한선택으로 사회 속에서 함께 더불어 어울리는 소비를 한다. 기념일, 명절에 어떤 의미를 찾고 그 의미에 선뜻 대담한 낭비를 한다.

 

평소의 짜다라는 험담도 그 목적을 위한 씀씀이로 기다리게 한다. 그런 몇 가지의 나를 칭찬하는 목록은 내 자녀에게 남기는 나의 진술서이다.

 

빚지지 않는 삶에서 빛이 되는 변화로 살고 있는 초라한 보금자리에서 작은 메시지를 쓴다. 다행히 순간마다 비빌 언덕이 있어서 잘 견디어 살아왔다. 이제는 그런 언덕이 되고 싶다.

 

어떤슬픔이나 절망이 한 뿌리의 질긴 줄기를 잡으려 애쓸 때 비벼줄 언덕이 되려 한다. 이 작은 시작들이 연둣빛 새싹이 되고 있다. 63번째 내가 태어난 날 심는 상추 모종은 그 뜻이다.

 

나의 헛제사상을 차린다. 앞으로 남은 날 내가 두고두고 먹으며 익숙해 질 내 밥상의 그릇을 하나씩 올려놓는다.

 

혼이 되어 그 익숙함에 그 세계에서 그 만남들과 그 놀이를 할 수 있는 내 잔치날은 알차다. 그릇 속에서 가지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의 노고와발품과 추리와 축적되는 그 어떠한 모종들은 나를 기다리는 신세계이다.

 

나만의 생활 결제가 꾸려지고 있다. 알뜰하고 살뜰한 이 투자는 고금리가 된다. 3세대가 사는 우리 집. 갈 준비를 하는 나와 인생의 반을 꺽는 자식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돌보는 무자력자.이 단란함에서 다른 싹들도 같이 자라고 있다.

 

낀세대의 건강과 지혜와 틈새 시간의 알찬 메꿈으로 조력자로 생활 전선의 총알박이인 가장이 된 자식에게 성실한 보호를 해주고 있다. 경험과 이력이 한 겹 한 겹 파이를 만들면서 삶의 뚜렷한 기둥이 되는 오늘 한 가지의 느낌이 또다시 삶의 깨침을 준다.

 

개미가 강물에 빠지면 서로를 끌어 당겨 살아난다는 글을 읽는다. 팔다리를 엉켜 떨어지지 않게 공처럼 만들어 단단히 뭉쳐 있는다. 물살에 맡기고 흐르다가 뭍에 닿으면 다시 흩어져 열심히 살아간다.

 

위기 때마다 서로 하나로 뭉쳐 강한 결속으로 보호하는 우리 가족을 대비해 본다. 개미공이 되어 떨어지지 않는 강한 믿음과 사랑과 희생은 삶의 묘책이다. 분열되지 않는 하나의합일체가 오늘의 행복에 대한 짧은 답변이다. 교만하지 않고 새롭게 거듭나려는 노력으로 극적 변화를 해 온 내 소중한 가족의 평상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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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1 [23:22]  최종편집: ⓒ 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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