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대형 서점은 물론 도서관, 동네 책방, 온라인 서점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책을 사려는 독자들이 아우성친다. 한시라도 빨리 책을 보고 싶어 서점 문 열기를 기다리는 오픈런 경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여러 누리집은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영풍문고나 교보문고 등 작가의 작품이 매진되어 재고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고사 직전이라는 출판계가 회생의 기회를 맞이해 불황을 겪던 전국 서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덩달아 종잇값이 오르고 인쇄업체는 밤샘 작업을 하게 됐다. 특히 한강의 작품들을 증쇄하는 모 인쇄소는 개장 37년 만에 주말도 반납한 채 20명 전 직원이 특근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첫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모 TV 앵커는 “가려지고 왜곡되기 쉬운 시대의 아픔과 약자의 고통을 들여다본 작가의 수상이어서 안도감이 든다’ 며 '클로징멘트'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벅찬 소식을 전할 수 있어 좋은 날이었다’
또한 어떤 방송에서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은 ‘책을 읽지 않는 국민의 독서 붐을 불러왔다’. 모 신문 사설은 ‘앞선 세대에선 미처 꿈조차 꿔보지 못했던 세계의 여러 무대에서, 앞으론 더 많은 한국인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현실에서 방송이나 보도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요즘은 읽기 문화에서 보는 문화로 바뀌었다. 이제는 더 짧고 더 빠른 영상에만 눈과 손이 반응하는 SNS 시대로 긴 글을 꺼리고 짧은 영상을 가까이해, 우리도 모르게 불안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 독서 붐을 불러와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우리나라 독자들이 힘을 보탤 차례가 되었다. 독서 덕에 불안한 시대를 이겨낼 힘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전남 장흥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 해산토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출어람靑出於藍 등의 말을 인용하며 ‘부모를 뛰어넘은 자식’이라는 뜻의 승어부勝於父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승원 작가는 ‘한림원에서 딸에게 상을 준 건 즐기란 게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전 세계가 침통한 데 무슨 잔치를 하냐’며 ‘수상 관련 기자회견은 안 하기로 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 장흥군수는 한승원·한강 부녀작가 기념관을 장흥에 짓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또한 그는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그 맥을 잘 살려 장흥이 문학의 고장으로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듯하다’며 ‘세계에서도, 대한민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부녀작가 기념관을 장흥에 건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며 이른바 '한강문학관' 건립을 기획했으나 한강 작가가 부친인 한승원 작가를 통해 거절 의사를 밝혀 보류됐다. 이에 광주시는 '소년이 온다 북카페' 등 한강 작가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취지의 독서문화 조성사업을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수상 소식은 끝없는 정치권 정쟁과 싸움판까지 멈춰 세웠다. 국민은 물론 정치권과 종교계까지 환영 일색이다. 요즘 얼굴 내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비하면 칭찬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호사다마好事多魔는 예외가 아니다. 한강의 소설 ‘5·18’과 ‘소년이 온다’는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작품들이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5·18은 1980년 5월 18일에 발생한 군부 쿠데타와 그로 인한 민주화 운동 참가자들의 학살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하지만, 특정 인물들의 실명을 사용하거나, 일부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다. 이 점에서 역사적 사실과 차이를 지적하는 부정적 비판을 하는 것이다.
또한 ‘소년이 온다’는 1980년대의 사회적 현실을 다루면서, 특정 사건들이 역사적 사실과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작품 속에서 언급된 4·3사건은 실제와는 달라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비판은 소설 내용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작품을 구성하면서 특정 사건들을 재구성하거나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는 소설가의 창의성과 역사적 사실의 정확성 사이에서의 균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강 작가를 블랙리스트로 올렸던 정권의 비선 실세 최모씨의 딸이 역사를 왜곡한 소설로 받은 노벨상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 작가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본인 계정에 한 작가의 작품이 잘못된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이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 옹호를 소설이라는 이유로 수상한다’는 것은 ‘역사 위에 노벨상이 있는 건 아니지 않으냐?’며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로 받은 노벨상이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아냥거렸다.
어떤 유튜버는 ‘왜곡된 역사를 소재한 점은 두고두고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여전히 대한민국은 역사전쟁이 진행 중’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다들 축하해 주고, 우리나라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질 뿐만 아니라 출판계와 문단이 살아나는데도 불구하고 ‘하여튼 꼴을 못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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